야간에 매운탕을 끓여 준다는 고릴라 형과
우리는 물고기를 잡으러 저수지로 향했습니다.
달빛은 밝았고, 물은 조용했습니다.
…그게 문제였습니다.
“오늘 느낌 좋다.”
형의 그 한마디가 끝나자마자
배가 그대로 뒤집혔습니다.
첨벙—!
차가운 물속에 빠져
정신없이 올라왔습니다.
“형!!!”
주변을 둘러봤지만
형이 보이지 않습니다.
고릴라 형은
수영을 못합니다.
그 순간 머릿속에 스친 생각.
“설마… 죽은 거야…?”
컴컴한 밤,
조용한 저수지,
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.
이대로 있다간 나도 위험할 것 같아
육지 쪽으로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.
그때였습니다.
“어푸!!! 하악!! 하악!!!”
눈앞 물속에서
머리에 풀을 한가득 뒤집어쓴 무언가가
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.
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습니다.
그건…
고릴라 형이었습니다.
형은 숨을 크게 내쉬더니
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.
잠시 후—
다른 위치에서
“어푸!! 하악!!”
또 올라옵니다.
그리고 또 사라집니다.
이상한 장면이 반복됐습니다.
그렇게 조금씩…
형은 육지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.
“저 형… 언제 수영을 배웠지…?”
의아하게 보고 있었습니다.
마침내 형은
큰 대나무를 붙잡았습니다.
“살았다…!”
그 순간
대나무가 옆으로 기울더니
“어어어…!!”
형은 그대로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.
진짜 어이없고 웃기고
무섭고 난리였습니다.
그렇게 몇 번을 반복한 끝에
형은 먼저 육지에 도착했습니다.
헉헉거리며 숨 쉬는 형에게 물었습니다.
“형… 수영 못한다면서요…
언제 그렇게 잘하게 됐어요?”
형이 말했습니다.
“나… 수영 안 했어…”
“…네?”
“물속에서 풀 잡고 걸어왔어…”
순간 이해가 안 됐습니다.
“숨 막히면 점프해서 올라와서 숨 쉬고
다시 잠수해서… 또 걸어오고…”
그제야 깨달았습니다.
아까 봤던 그 장면들—
수영이 아니라
물속에서 걸으면서
점프로 숨 쉬는 방식이었습니다.
그날 느꼈습니다.
고릴라 형은
수영은 못하지만
살아남는 방법은
상상을 초월한다는 걸.
그리고 이 이야기는
실화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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